콜드브루 추출에 적합한 원두 로스팅 정도

로스팅 정도가 콜드브루 맛을 바꾼다

콜드브루를 만들 때 원두 산지만큼 중요한 것이 로스팅 정도입니다. 같은 브라질 원두라도 약하게 볶았는지, 중간 정도로 볶았는지, 진하게 볶았는지에 따라 콜드브루의 맛은 꽤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콜드브루가 차가운 물로 오래 우려내는 커피이기 때문에 로스팅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비교해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어떤 원두는 산뜻하지만 가볍게 느껴지고, 어떤 원두는 고소하지만 끝맛이 무겁게 남습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기준이 바로 로스팅입니다.

콜드브루에 맞는 로스팅 정도를 고를 때는 내가 원하는 맛을 먼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깔끔하고 산뜻한 맛을 원하는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원하는지, 우유와 섞어 마실 것인지에 따라 적합한 로스팅이 달라집니다.

콜드브루 추출에 적합한 원두 로스팅 정도


약배전 원두로 만든 콜드브루

약배전은 원두를 비교적 짧고 가볍게 볶은 상태입니다. 원두가 가진 산미와 향이 잘 남아 있는 편이라 핸드드립에서는 과일 향, 꽃 향, 밝은 산미를 느끼기 좋습니다.

약배전 원두로 콜드브루를 만들면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에티오피아나 케냐처럼 향과 산미가 뚜렷한 원두는 차갑게 마셨을 때 가벼운 과일 차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운 날 물에 연하게 희석해 마시면 무겁지 않아 좋습니다.

다만 약배전 콜드브루는 입문자에게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산미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상큼함보다 시큼함으로 느낄 수 있고, 바디감이 약해 밍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 우유와 섞으면 커피 맛이 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배전은 콜드브루를 어느 정도 마셔 본 뒤, 산뜻한 맛을 찾고 싶을 때 시도하는 편이 좋습니다.


중배전 원두로 만든 콜드브루

중배전은 산미와 단맛, 고소함의 균형이 비교적 좋은 로스팅입니다. 콜드브루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중배전 원두로 콜드브루를 만들면 산미가 너무 튀지 않고, 단맛과 고소함이 적당히 살아납니다. 물에 희석해 마셔도 깔끔하고, 얼음을 넣어 천천히 마셔도 부담이 적습니다. 원두의 개성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너무 날카롭지 않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내가 집에서 콜드브루를 만들 때 실패가 적었던 로스팅도 중배전이었습니다. 약배전처럼 가볍게 느껴지지도 않고, 강배전처럼 쓴맛이 부담스럽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콜롬비아, 과테말라, 브라질 계열 중배전 원두는 데일리 콜드브루로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중강배전 원두가 인기 있는 이유

콜드브루에 가장 많이 추천되는 로스팅은 중강배전입니다. 중강배전은 고소함, 단맛, 바디감이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편입니다. 차가운 물로 추출해도 맛이 약하게 흐려지지 않고,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도 커피의 존재감이 잘 남습니다.

특히 콜드브루 라떼를 자주 만든다면 중강배전 원두가 잘 맞습니다. 우유가 들어가면 커피의 산미와 향은 부드러워지고, 고소함과 단맛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때 너무 가벼운 원두를 사용하면 우유 맛에 커피가 묻힐 수 있습니다. 중강배전은 이런 부분에서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중강배전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맛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원두 자체가 가진 특성과 볶는 방식에 따라 초콜릿 같은 단맛이 날 수도 있고, 견과류 같은 고소함이 강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콜드브루용으로 너무 진하게 볶은 원두보다, 고소함과 단맛이 균형 잡힌 원두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강배전 원두는 무조건 진할까?

강배전은 원두를 진하게 볶은 상태입니다. 쓴맛, 묵직한 바디감, 스모키한 느낌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콜드브루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강배전 원두로 콜드브루를 만들면 처음에는 진하고 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출 시간이 길거나 농도가 너무 높으면 탄맛, 쓴맛, 텁텁한 끝맛이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차갑게 마시면 단맛보다 쓴맛이 무겁게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강배전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우유와 섞어 진한 라떼를 만들거나, 얼음을 많이 넣고 천천히 희석해 마실 때는 강배전의 묵직함이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 콜드브루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강배전보다는 중배전이나 중강배전부터 시작하는 편이 실패가 적습니다.


콜드브루 로스팅 선택 체크리스트

콜드브루 원두를 고를 때는 아래 기준을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 깔끔하고 산뜻한 맛을 원한다면 약배전 또는 중배전
  • 고소하고 부드러운 데일리 커피를 원한다면 중배전 또는 중강배전
  • 우유와 섞어 라떼로 마실 계획이라면 중강배전
  • 진하고 묵직한 맛을 좋아한다면 강배전도 가능
  • 쓴맛과 텁텁함이 싫다면 너무 진한 강배전은 피하는 편이 안전
직접 해보면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은 원두를 로스팅 정도별로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한 번에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내가 마시는 방식에 맞춰 조금씩 조절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요약

  • 콜드브루 맛은 원두 산지뿐 아니라 로스팅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처음 시작한다면 중배전이나 중강배전 원두가 가장 무난합니다.
  • 약배전은 산뜻하지만 가볍거나 시큼하게 느껴질 수 있고, 강배전은 진하지만 쓴맛과 텁텁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콜드브루 라떼를 즐긴다면 우유에 묻히지 않는 중강배전 원두가 안정적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콜드브루를 만들 때 필요한 기본 도구를 소개하겠습니다. 꼭 비싼 추출기가 없어도 집에서 시작할 수 있는 준비물을 중심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콜드브루를 마실 때 산뜻한 맛과 진한 맛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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